
광주광역시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고 있는 아파트 현장에서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렸다. 처음 뉴스를 접할 때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까 눈을 의심했다. 세상에 숱한 사고와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어서 어찌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사고였는지 모른다.
맞다. 우리는 이런 사고를 수시로 접하면서 한탄한다. 왜 근절되지 않고 이런 일이 발생할까 반성과 성찰과 또 다른 다짐을 해보지만 시간은 지나가면 잊어버리는 기억상실증의 환자였다. 또 우리는 기억상실증의 환자가 되기를 바라면 살고 있다.
아직도 현장에 매몰되어 아까운 생을 마감한 현장 근로자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 험악한 사고현장에서도 생사를 넘나드는 인명이 구사일생으로 구조되고 있는데 이까짓 사고현장에서 고작 1명의 사망자만 발견했을 뿐이다. 과연 선진국이 맞을까 의심이 든다. 사고 공화국인지도 모른다.
부천에서도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전복됐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수없이 반복되면서도 잊어버리고 또 사고가 발생하면 온갖 정책 내놓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잊어버리는 기억상실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멀쩡하게 보였던 건물이 무너지고 배가 침몰하고 비행기가 떨어지고, 참으로 참혹한 현상들이 매일 우리 곁을 수놓고 있다. 인간의 질서가 얼마나 허약하고 부패하고 죄악에 가득찬 사망의 질서인지 알면서도 잊어버리고 산다. 도시문명이고 인간의 무지이다.
오세광의 詩 - 시간
바위가 수만년동안 깨지면 돌이된다
돌이 수없이 잘개 쪼개지면 모래가 된다
돌은 바위인 것으로 모르고
모래는 돌인 것을 모른다
1초가 60번 찰카닥되면 1분이 되고
1분이 60번 움직이면 1시간이 된다
1시간이 24번이 돌아가면 하루가 되고
하루가 365일 지나면 1년이 된다
돌고 돌아 1분이 되고
돌고 돌아 1시간이 되고
돌고 돌아 하루가 되고
돌고 돌아 1년이 된다
바로 시간이다
단순한 것이지만 시간은 명제다
질서 정연한 법칙이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죽는 것도
주어진 천지만물의 질서다
자연의 법칙이
시간과 질서가
모두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어제는 있어도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또 내일의 기억일 뿐이다
하나님의 공의는 이미 내팽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