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이 시장에게 바라는 것
민선 9기, 새로운 비전보다 '사업의 연속성'을 선택받아

조용익 부천시장이 민선 9기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장 3기 신도시, 종합운동장역 복합개발, 오정 군부대 이전 부지 개발, 원도심 재생,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 문화산업 육성까지 도시의 미래를 바꿀 굵직한 사업들이 담겨 있다. 방향은 분명하다. 부천을 '직주락(職住樂) 자족도시'로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이 궁금한 것은 계획이 아니라 결과다.
부천은 그동안 수많은 개발계획을 발표해 왔다. 그러나 사업이 지연되거나 행정절차에 막혀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엇을 하겠다"보다 "언제, 어떻게 완성할 것인가"에 대한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
대장 신도시는 단순한 주거단지가 아니라 첨단산업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환영할 일이다.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생겨야 젊은 세대가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 유치가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실제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지를 시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종합운동장역을 수도권 서부의 새로운 경제 중심축으로 만들겠다는 계획 역시 기대를 모은다. 교통은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다. 그러나 대규모 개발이 주변 상권과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개발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세심한 고민도 필요하다.
원도심 재생은 더욱 절실한 과제다. 신도시만 발전해서는 진정한 도시 발전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오래된 주택가의 주차난과 생활SOC 부족, 노후 기반시설 문제는 시민들이 매일 겪는 현실이다. 미니타운 정책이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실제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
30년이 넘은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 역시 속도가 중요하다. 주민들은 더 이상 계획 발표보다 행정 지원과 신속한 추진을 원한다. 재건축 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교통·교육·환경까지 함께 고려한 미래형 도시를 만드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문화산업 육성도 마찬가지다. 부천은 이미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이라는 강점을 가진 도시다. 이제는 축제를 여는 도시를 넘어 문화산업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문화가 경제가 되고 산업이 될 때 시민들도 그 가치를 체감하게 된다.
그러나 도시의 경쟁력은 대형 개발사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대중교통과 도로,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돌봄 환경, 어르신 복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활력, 안전한 생활환경 등 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생활밀착형 정책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도시가 성장하는 만큼 시민의 삶의 질도 함께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을 때 비로소 '시민이 체감하는 시정'이라는 목표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소통'이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진행 과정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때 신뢰는 쌓인다. 정책을 설명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반복될 때 비로소 시정은 시민과 함께하는 행정이 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은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행정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시장이 바뀌거나 여건이 달라져도 흔들리지 않는 도시계획과 책임 있는 행정만이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시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내는 책임감이 더욱 중요하다.
민선 9기의 성패는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결정된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고 부천에 머물고 싶어 하며, 원도심 주민들도 변화의 혜택을 함께 누릴 때 시민은 비로소 "시정이 달라졌다"고 말할 것이다.
부천시민이 시장에게 바라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약속한 사업을 끝까지 책임 있게 완수하는 행정,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정, 그리고 누구나 변화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한 도시 발전이다.
시민은 더 이상 화려한 청사진에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약속이 현실이 되고, 변화가 일상이 될 때 비로소 시정은 시민의 신뢰를 얻는다. 민선 9기는 '무엇을 하겠다는 시대'가 아니라 '무엇을 해냈는가를 평가받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 부천시민이 조용익 시장에게 가장 바라는 모습이며 재신임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