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나침판] 부천시정연구원, 부천시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

류제봉 기자   |   기사등록 : 2026-08-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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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미래 100년’ 청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다
 [시선나침판] 

 부천시정연구원, 부천시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
 

 “부천의 미래 100년을 설계하겠다”며 출범한 부천시정연구원이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4월 출범한 부천시정연구원은 박사급 연구위원을 중심으로 정책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행정과 AI를 접목한 연구, 문화·산업·교통·환경을 아우르는 미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석 초대 원장 역시 연구원을 단순한 정책 분석기관이 아닌 ‘실천형 정책 싱크탱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방향은 맞다. 문제는 실행과 성과다.

부천시정연구원이 제시한 ‘혁신성장도시’, ‘청년문화 창의도시’, ‘시민통합형 도시공간 재구성’, ‘기본사회 지속가능도시’라는 4대 전략은 모두 부천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과제다. 상동 AI 컴팩트시티와 종합운동장 혁신지구, 대장 첨단산업단지를 연계한 ‘부천형 청년문화 실리콘밸리’ 구상 역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  “그래서 시민의 삶이 언제, 어떻게 달라지는가.”

부천은 그동안 수많은 발전계획과 청사진을 경험했다. 새로운 사업이 발표될 때마다 시민들은 기대했지만, 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생활 속 변화로 나타나는 과정에서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부천시정연구원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연구보고서가 몇 건 나왔는지, 세미나를 몇 차례 개최했는지가 연구원의 성과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반영됐는지, 그 정책이 시민의 삶을 얼마나 개선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김종석 원장은 “연구기관은 결국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그 원칙을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정책연구 로드맵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의 거대한 선언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을 연구하고, 언제까지 추진하며, 연구 결과를 어떤 정책으로 연결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시민들이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가 실제 시정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예산과 사업으로 연결됐는지, 시민 만족도와 생활환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지속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책 연구기관이라면 더욱 그렇다.

‘AI 기반 행정’도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행정의 비효율을 줄이고 시민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하며 정책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가 중요하다.

‘청년문화 실리콘밸리’ 역시 이름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기업이 성장하며 문화와 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

시민은 연구원이 무엇을 말하는지보다 무엇을 바꾸는지를 지켜볼 것이다.

부천시정연구원이 진정한 ‘실천형 정책 싱크탱크’가 되려면 현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시민이 불편을 호소하는 곳에서 문제를 찾고, 청년과 기업인, 문화예술인, 소상공인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연구에 담아야 한다.

때로는 행정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연구기관에 머문다면 독립적인 정책 연구기관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

부천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시민들에게는 100년 뒤의 부천만큼이나 오늘의 부천이 중요하다. 교통은 편리해졌는가? 청년들이 머물 일자리는 늘었는가? 원도심과 신도심의 격차는 줄었는가?

문화와 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고 있는가? 시민들은 행정의 변화를 실제로 체감하고 있는가? 부천시정연구원이 답해야 할 질문들이다.

출범 5개월이라는 점에서 당장 모든 성과를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분명한 성과관리 체계를 세우고, 시민에게 약속한 정책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지금부터라도 가능하다.

청사진은 누구나 그릴 수 있다.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부천시정연구원이 부천의 미래 100년을 말하려면 먼저 시민들이 “부천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변화부터 만들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약속보다 오늘의 시민에게 답하길 바라며, 부천시민은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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